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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나 아나운서의 재발견,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본문
손미나 아나운서의 재발견,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2013, 웅진지식하우스)
손미나 아나운서 하면 왠지 통통 튀는 그런 이미지가 먼저 느껴진다. 2000년대 초반 초등학생~중학생 시기를 보낸 내가 아나운서에 대한 관심이 있을리 만무했지만 그런 내가 기억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벌였고 <도전 골든벨>, <가족 오락관>, <세계는 지금> 등의 프로그램에서 그녀가 활약한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도 역시 '굿 매칭'이라는 느낌이다. 이제 학생이던 나는 일반인이 되었고 1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한 그녀의 이름, '손미나' 세 글자에 눈길이 멈추고 손이 절로 뻗어졌다.
동글 동글 밝은 얼굴로 기억되는 그녀가 이렇게 살이 빠졌던가?
책 속의 사진들 속에서는 많이 마른 듯한 모습의 손미나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에 속해있을 때보다 훨씬 더 자유로운 표정과 몸짓으로 그녀는 에펠탑 앞에서 베레모를 쓴 채, 바게트빵을 끌어안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제목이나 부제보다는, 아래쪽에 적힌 '손미나의 파리지앵으로 살아보기'가 더 궁금했다.
'와... 파리에서 여행이 아니라 살아본다니'
파리란 아직 내게 미지의 도시이다.
이 책을 집어들면서도 유럽 여행을 앞두고 있는 지금에서 파리를 빼버린 것이, 일반적으로 많이들 간다는 런던In-> 파리 ->로마Out으로 좀더 길게 넓게 짜지 않은 것을 후회하면 어쩌나 싶기도 했다.
그래도 내가 알고있는 유명인사의 프리선언 이후의 삶이 궁금해서 책을 읽어내려갔다.
눈물샘이 터지다
내 눈에선 눈물이 쏟아졌다.
이입을 잘 하는 성격이라 그런지 몰라도, 책을 읽을 때 보통 서문이나 첫 챕터에서부터 눈물이 쏟아지는 경우가 있다. 이 책도 그랬다.
나는 손미나 아나운서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며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전혀 몰랐다. 화려하고 많은 이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한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그만두고 작가가 되기 위해 여행길에 올랐다. 이혼의 아픔을 겪은지도 몰랐고 작가가 되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행동에 옮기는 그녀의 삶을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처음 알았다. 영어, 스페인어, 불어에도 능하고 도전적인 삶을 사는, 정말 멋진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예술 혼을 깨우고 글을 쓰기 위해 파리라는 도시를 운명처럼 다시 찾았고, 그 곳에서 처음 파리 생활을 시작하는 데 겪은 어려움들이... 남 일 같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그녀의 글에 빠른 속도로 몰입해 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에타 데 리외(그 장소의 상태 - 남의 집에 월세를 얻어 살 때, 이전의 집 상태를 사진과 글로 기록해 떠나기 전 재확인하기 위함)라는 깐깐한 절차를 읽으면서, 모두가 똑같이 진행하는 절차임에도 불구하고 저 상황이라면 작은 일도 스트레스에 설움이 복받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쉼과 휴식, 새로운 생활의 설렘의 환상을 산산조각내는 프랑스의 호된 신고식을 모두 프랑스어로 처리해야 하다니
내가 이러려고 파리까지 왔나.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었다.
이사 간 빌라의 이웃에게 인사를 건넬 겸 사 간 초콜릿 봉투가 무색하게 문전 박대를 당한 경험, 유달리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분함마저 느끼는 때, 웨이터마저 메뉴판을 던지고 가버리다니.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한 첫 날의 경험은 정말 모든 것이 후회스러운 느낌마저 들 것 같다는 마음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내가 눈물샘이 터진 포인트는 정작 그녀를 문전박대 한 마르틴이라는 이웃 때문이었다.
프랑스, 손미나 작가
어쩌면 모두 다
비슷한 사람들
낯선 이의 방문을 쉽게 문전박대 한 사람.
프랑스 정부의 연설문을 고치는 일을 한다는, 소위 말하자면 엘리트인 그녀(미나씨의 이웃)는 살면서 새로 이사 온 누군가로부터 인사를 받아보거나, 잘 지내보자는 의미로 초콜릿 따위를 받아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손미나씨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 현관문이 열리더니 앞집에서 마르틴이 사과와 함께 문전박대의 이유를 위와 같이 설명한 것이었다. 손미나씨가 초콜릿까지 준비해 인사를 하려고 했다는 것을 알고, 그녀는 놀람과 동시에 눈물이 가득해지고 말았다.
둘이 절친한 이웃이자 친구가 된 것은 당연지사.
순간적으로 마르틴의 삶의 단면에 이입되어, 그녀의 외로움이 느껴져 그만 왈칵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옆 집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는 우리 대한민국의 삶과 너무나도 닮은 광경이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도 다시 한 번 놀란 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글에서는 시종 손미나씨의 파리 생활기를 통해 파리라는 도시에 대해 가질 만한 낭만, 그리고 까칠한 현실과 더불어 그런 파리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들이 섬세하게 소개되어있다. 다양함을 존중하는 관용의 자세에 대해, 직업과 더불어 예술인의 삶을 사는 파리 사람들에 대해, 특히나 내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과정을 지속해 가는 작가님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
예술적 감성과 필치로 자기 삶의 한 페이지를 나에게 소개해 준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이 글을 읽으며 어떻게 살고 싶은지 더 고민하게 되었다.
손미나 작가는 파리에서 자기의 글을 완성시켰고 이 과정에서 수없이 자신과 주변을 들여다 보았다. 안정적인 삶이 아니라 진정 가슴 뛰는 일을 향해 도전하는 그 모습이야말로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의 모습이다. 그래서 당분간 내 인생의 일부분 롤모델이 손미나 작가가 될 것 같다.
등단까지 하지 않아도, 나 또한 내 안의 예술 혼을 가지고 그것이 유명세를 타든, 타지 않든. 솔직한 나 자신을 발견해 가는 여행자로서의 여행기를 꾸준히 써 갈 것이고, 언젠가 나만의 소설 혹은 드라마나 시나리오를 완성시켜 보는 것이 인생의 꿈이다. 그 꿈을 향해, 현실과 이상의 조화로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지 방향을 어렴풋이 잡았고, 도전하는 삶을 살 것이다.
진로를 고민함에 있어 끝없이 남들과 나를 비교하게 되는 이 자연스러운 불편함 속에서 당당하게 내가 원하는 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요즘이다. 미나언니의 멋진 삶을 통해 나는 몸에 필요한 좋은 비타민 주사 한 대를 맞은 것 같다.
<태양의 여행자>, <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또한 내 도서목록에 저장해 두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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