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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한다는 것 - Part.1 이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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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한다는 것 - Part.1 이름

칭샨 2018. 11. 27. 00:19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하자

니가 내린 잣대들은 너에게 더 엄격하단 걸


니 삶 속의 굵은 나이테

그 또한 너의 일부, 너이기에

이제는 나 자신을 용서하자


- BTS, Love Your Self <Answer> 中 -



오늘 S로부터 정말 고마운 이야기를 들었다.

'언니는 남들이 언니에 대해 인정해 주는 것 보다 언니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근데 정말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언니는 정말 잘 하고 있어

 조금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될 것 같아'



왜 가장 가까운 사람한테 듣는 이야기보다 더 크게 내 안에 울림과 생각할 거릴 주는지 정말 고맙다.

이렇게 같이 일하는 동료로부터 인정과 칭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감사인 것 같다.



오늘의 감사는 납기일을 지켜야 하는 내 거래처의 입고일을 잘 지켜서 화물이 입고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신경 쓴 것

적은 운임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 만큼 서비스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내용에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행동한 것

업체들로부터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일 할 수 있는 것....






한비야 언니(적지 않은 나이차이지만 학창시절 언니 책으로부터 도전받고 가슴이 뛰었다. 그리고 중국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삶에 대한 당찬 자세로부터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자세와 감동들을 일깨워 준 그 분은 내게는 언니다.) 책 <그건, 사랑이었네> 편의 가장 첫 챕터를 읽으면서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과 주변으로부터 받은 사랑으로 그 사랑을 또 전하는 삶이 얼마나 예뻐 보이는 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자기 자신의 성씨, 태어난 년도, 가정 내에서의 형제 서열, 얼굴, 체형, 사는 동네, 국적 등

정말 내가 어려서부터 싫어했던 작은 부분들 부터 자기 인생의 모든 면에 대해서 이 언니는 정말 대책없이 사랑하고 열정을 뿜어낸다.




부럽다.


나도 이렇게 내 자신을 사랑해 보려고 노력해야지...!

내가 하는 일과 삶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고, 사랑해야지.



그런 의미에서 모방작(?) 하나를 내놓아야겠다는 당찬 결심이 선다.







"나의 이름은  "


조개탕, 조개, 조씨, 

'조' 씨는 왜 별명도 통통 튀지 않고 재미 없고 무거운 걸까?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할 때 단연 맘에 안들어- 라고 생각하는 부분 하나는 바로 내 이름이다.


난 내 이름이 많이 낯설다. 

입에 잘 안 붙고 거리를 좀 더 두고 싶은 그런 느낌을 받아왔다.




'조경선' 


살면서 정말 단 한명도 내 이름과 같은 이름을 만나본 적이 없다. 

이경선, 서경선, 김경선, 최경선은 봤어도 '조경선'은 못봤다. 

그만큼 성과 이름의 조합이나 느낌이 어색하다는 걸까? 


은혜, 예슬이, 예은이, 지은이 등 흔하디 흔한 이름들이 예뻐서 많이들 짓는 이름이라고 생각한다면

왜 조경선은 없는거지 라는 새삼스런 질문에 스스로 하기 싫은 답변만 떠오른다. 




어려서 도플갱어 라는 말을 처음 듣고 나는 얼굴이 아닌 내 이름을 먼저 떠올렸다. 

얼굴 생김새가 같은 사람을 만나면 죽을 수가 있다고? 무슨 미신도 그렇게 섬뜩한 이야기가 다 있담?

만약 그게 이름에 관한 거라면 겹치지 않는 이름을 짓기 위해 사람들이 저마다 필사적이 되겠지만, 적어도 나는 30년을 살면서 그런 경험이 없으니 휴, 한숨 놓을 수 있겠지? 라는 엉뚱한 상상마저 하게 된다.



그래도 혹시나 이름이 같은 조경선 씨를 만난다면, 

그 사람은 어떤 인생을 살아온 조경선일까? 생김새도 성향도 비슷하다면 왠지 모르게 신기할 것만 같고, 정겹게 '경선아' 혹은 '경선씨' 하고 불러보고도 싶다. (혹시 남자라면 너무나 당황스러울 것 같다... 그건 좀 싫은데!.... )




사실 돌림자로 경사 경 자에, 착할 선 자는, 한자로 쓰기에도 무지하게 어렵고 큰 의미가 느껴지지도 않아서 스스로 사랑한 적이 없는 이름이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보면서 이름에 대해 적지 않은 위로를 얻었다면 우스운 이야기일까? 


삼순이 까지는 아니어도 나는 경선이도 그에 못지 않게 촌스러운 이름이라고 은연중 그렇게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다. 

이름에 목메고 개명에 힘쓰는 삼순이 캐릭터가 나와 동일시 되던 순간 순간은 나도 모르게 삼순이에게 응원을 건넸을 정도니까.




우리나라 이름 중 한자로 된 이름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쓰기 쉬운 글자로 이루어 진 이름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자기 이름 한자도 못 외워 쓰느냐고 가벼운 꾸지람 받을 때마다 괜시리 부끄럽고 세종대왕님의 한글 창제라는 놀라우신 업적을 찬양했기 때문이다. 

내 이름 자는 획 수가 왜 이리도 많아서 한자 시간마다 고역을 치뤄야 하며, 영어 스펠링으로도 무려 'kyungseon'이라니... 외국 친구들이 제대로 발음을 할 수조차 없는 어려운 이름이다. 그래서 지수, 나리, 은지 등 발음, 받침, 한자 없는 이름 등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어렸을 땐 그런 친구들이 얼굴까지 예쁘면 참 연예인을 보듯 부러운 감정이 많이 들었었다.




그러던 내 이름이 조금 좋아진 계기라면 중국어를 공부하면서 부터였다.

내 중국어 이름은 '쨔오 칭 샨'인데 모두 성조가 4성으로 같다. 

발음 할 때 재밌기도 하고, 칭샨이라는 이름은 경선이보다 훨씬 귀엽고 정겨운 느낌이 든다. 음절 수도 칭/샨 1음절 씩이어서, 혜원이라던가 유미라던가 하는 이름들은 각 글자가 2음절인 데 비해 훨씬 간단하고 부르기 쉬웠다. 그뿐 아니라 쓰기에도 이름 한자 획수가 중국어 간체자로는 획기적으로 주는 바람에 비명을 지르고 싶은 정도였다.

중국인 친구를 만날 때마다 내 이름을 소개하면 손으로 위에서 칼로 물 베기 동작으로 위에서 아래로 성조를 팍 팍 내리 꽂아 설명하곤 웃는다. 我叫赵庆善,国庆节的庆,善良的善,都是四声!

그리곤 꼭 내 이름을 보면 중국인 이름 같냐고 덧붙여 물어보지만 한번도 중국인 이름 같다는 답은 들은 적이 없다. 마찬가지로 이런 자는 남자 이름에 더 많이 쓴다고 답변이 돌아오는데, 그래서 내 운명이 약간 들이대고 당찬 느낌이 서려있다는 느낌이 드는가보다.



여튼, 중국어를 공부하며 처음으로 내 이름이 발음도 쉽고 쓰기도 쉽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닉네임으로도 쓸 만큼 좋아하는 이름이 되었다.

이제는 조금씩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려 노력 중인데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으로 몇날 며칠을 고민하며 지어주신 만큼 첫 손녀 딸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다고 믿는다. 

나이에 비해 조숙한 느낌을 풍겨 마치 우리 엄마 이름과 내 이름이 바뀐 것 같은 느낌도 쉽게 받지만 할머니가 되어도 어색하지 않을 이름이라서, 그만큼 내 인생이 중년 이후 노년에 까지 더 빛날 수 있으리라 기대를 걸고 있다....!




Love my self, my name "조경선!!!!, 쨔오칭샨!!!!!!"